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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보도 강아지 옆에 있으면 왜 마음 풀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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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이안상담센터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117회   작성일Date 26-05-0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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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심리학신문=안수민 (12sumin12@korea.ac.kr)]


    대학생 A씨는 방학 때마다 본가에 내려가면 제일 먼저 강아지부터 찾는다. 시험 스트레스, 취업 걱정, 인간관계 피로감 같은 것들이 강아지 앞에선 신기하게도 스르르 녹아버린다. 딱히 뭘 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옆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A씨뿐만이 아니다.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혹은 가끔이라도 강아지를 만날 기회가 있는 사람이라면 이 기분을 어렵지 않게 공감할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왜 그럴까? 단순히 귀엽고 사랑스러워서일까? 심리학은 그 답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후각: 꼬순내의 심리학

    a725c9b5ff47e718b81a9605924c5ee8c56d2b13.jpeg강아지를 안아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강아지 발바닥에서 나는 그 독특한 냄새를. 흔히 꼬순내라고 불리는 이 향은 피부에 서식하는 박테리아에서 비롯되는데, 과학적으로는 다소 평범한 설명이지만 이 냄새가 사람에게 미치는 심리적 효과는 결코 평범하지 않다.


    후각은 인간의 오감 중 감정 및 기억 중추와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된 감각이다. 뇌에서 냄새를 처리하는 경로는 감정을 담당하는 변연계와 바로 맞닿아 있어, 어떤 냄새는 말 한마디 없이도 특정 감정이나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에서 홍차에 적신 마들렌 과자 냄새가 주인공의 유년 시절 기억을 통째로 소환해내는 장면, 즉 프루스트 현상이라 불리는 이 효과가 강아지 냄새에서도 일어난다. 강아지와 함께한 따뜻한 기억, 집에서의 평온한 순간들이 그 냄새와 함께 저장되어 있다가, 다시 그 냄새를 맡는 순간 기억과 감정이 함께 되살아나는 것이다.


    더 나아가 특정 향기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고 심박수를 안정시킨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강아지 특유의 체취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오랜 시간 함께한 사람에게 일종의 심리적 안전 기지를 형성해 준다. 어디서나 그 냄새를 맡는 순간 긴장이 풀리는 경험, 그것이 후각이 만들어내는 진정 효과다.



    시각: 뛰어오는 강아지가 우리 마음을 녹이는 이유

    78a4116d92eac2759931b2eae49355541dfc7dc7.jpg강아지가 배를 까고 드러눕거나, 꼬리를 흔들며 달려오거나, 얼굴을 핥으려 할 때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단순한 귀여움이 아니다. 그 안에는 진화적으로 깊이 새겨진 심리적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다.

    동물 행동학자 콘라드 로렌츠는 베이비 스키마라는 개념을 제안했다. 둥글고 작은 얼굴, 커다란 눈, 서투르고 어설픈 몸짓 같은 특징들이 인간의 돌봄 본능을 즉각적으로 자극한다는 것이다. 이 특징들은 아기에게서 나타나는 것과 유사하기 때문에, 강아지를 보는 순간 뇌는 자동으로 보호하고 싶다는 반응을 만들어낸다. 이는 의식적인 선택이 아니라 인간이 오랜 진화 과정에서 갖추게 된 반사적인 반응이다.


    여기에 더해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의 역할도 빠질 수 없다. 흔히 사랑의 호르몬이라 불리는 옥시토신은 신뢰와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강아지가 주인에게 눈을 맞추거나 무방비한 자세로 배를 드러낼 때, 주인의 뇌에서는 옥시토신이 분비된다. 그리고 그 반응은 강아지에게도 전달되어 강아지의 옥시토신 수치 역시 높아진다. 두 존재가 서로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사랑의 호르몬이 순환하는 셈이다.


    강아지가 배를 보이는 행동에는 또 다른 심리적 효과도 있다. 그 자세는 전적인 신뢰와 무해함의 신호다. 그것을 바라보는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상대에게 적의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심리적 경계를 낮추게 된다. 잔뜩 긴장해 있던 마음이 강아지 앞에서 갑자기 무너지는 경험, 그것이 이 기제의 결과다.



    촉각: 털을 만지는 것만으로 위로가 된다

    3cb5525ba4fddef929cc017fa0ecf4cc1ad1f06f.jpg심리 치료 현장에서 동물을 활용하는 동물 보조 치료가 주목받은 데는 이유가 있다. 털을 쓰다듬는 촉각적 경험이 인간에게 즉각적이고 강력한 정서적 안정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심리학자 해리 할로우는 어린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놀라운 결과를 발견했다. 먹이를 주는 철사 어미보다, 아무것도 주지 않더라도 부드러운 천으로 만들어진 어미에게 원숭이들이 더 오래 달라붙어 있었던 것이다. 이는 생명체가 생존을 위해 음식만큼이나 부드러운 접촉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강아지의 털을 만질 때 우리가 느끼는 위안은 이 본능적인 접촉 욕구가 충족되는 경험이다.


    실제로 강아지를 쓰다듬는 행동은 사람의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고, 옥시토신 분비를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단순히 기분이 좋아지는 수준이 아니라 생리적 지표가 변화하는 것이다. 불안하거나 초조할 때 따뜻하고 부드러운 것을 만지면 현재의 감각에 집중하게 되어 머릿속을 맴돌던 걱정들의 고리가 끊어지는 효과도 있다. 심리 치료에서 그라운딩 기법이라 불리는 이 원리가, 강아지의 털을 만지는 일상적인 행동 안에 자연스럽게 담겨 있다.



    청각: 강아지 발소리가 주는 안도감

    조용한 집에 혼자 있을 때와 강아지가 함께 있을 때는 다르다. 강아지가 집 안을 돌아다닐 때 나는 발소리, 바닥을 긁는 소리, 숨소리 같은 것들이 만드는 분위기는 단순한 배경 소음과는 다른 심리적 의미를 갖는다.


    일정한 리듬을 가진 소리는 환경이 안전하다는 청각적 신호로 인식된다. 백색 소음이 긴장을 완화하는 원리와 유사하게, 강아지가 내는 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한 소리들은 신경계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소리들이 타자의 존재를 확인시켜 준다는 점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혼자가 아니라는 감각 자체가 고독감과 불안을 완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강아지와 함께 걷는 것이 뇌의 스트레스 반응을 억제하고 안정 관련 신경 활동을 촉진한다는 연구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강아지는 왜 이렇게 잘 알아챌까

    1f9e015788c262beacfb106d210ec2ddaf06d02f.jpg사실 이 모든 효과가 더욱 강력한 이유는 강아지가 인간과 오랜 시간을 함께 진화해 왔기 때문이다. 강아지는 인간의 표정을 읽고, 감정 상태를 감지하며, 눈 맞춤을 통해 교감하는 능력을 발달시켜 왔다. 이는 여느 동물과 다른 점이다. 강아지가 주인의 기분을 알아채고 다가오는 행동은 단순한 학습이 아니라, 수천 년에 걸친 공존의 산물이다. 그러니 강아지 옆에서 유독 마음이 놓이는 것은 우리 탓도, 강아지 탓도 아닌 그 긴 시간이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결과다.


    A씨가 본가에 내려갈 때마다 강아지 곁에서 쌓인 피로가 풀린다고 느끼는 것은 결코 기분 탓이 아니다. 후각, 시각, 촉각, 청각을 통해 동시에 작동하는 심리적 기제들이 몸과 마음을 실제로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반려동물을 향한 애정이 때로는 설명하기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도 아마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것은 논리 이전에 감각이 먼저 알아채는 안도감이니까.


    Borgi M and Cirulli F (2016) Pet Face: Mechanisms Underlying Human-Animal Relationships. Front. Psychol. 7:298. doi: 10.3389/fpsyg.2016.00298

    Petersson M, Uvnäs-Moberg K, Nilsson A, Gustafson L-L, Hydbring-Sandberg E and Handlin L (2017) Oxytocin and Cortisol Levels in Dog Owners and Their Dogs Are Associated with Behavioral Patterns: An Exploratory Study. Front. Psychol. 8:1796. doi: 10.3389/fpsyg.2017.01796

    Kikusui, T. (2017). Oxytocin bonds between human and dog. Japanese Journal of Animal Psychology, 67(1), 19–27. https://doi.org/10.2502/janip.6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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